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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추천 ) 우리, 태양을 흔들자(Viva La Vida)

참외롭다 2025. 1. 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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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설날 밤, '내일 베스트 귀경 시간은 몇 시일까?' 고민하던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중국 로맨스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요독증(신장이 소변의 독소를 여과하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는 20대 여자가 암 환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과 결혼 후 신장을 기증해 줄 남자를 찾으려 한다. 결혼 후 남자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 신장을 기증받고, 남은 남자의 가족들을 아내처럼 보살피겠다는 조건이다.

여자는 결혼을 조건으로 죽을 사람의 장기를 기증받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고민하며 주저하지만,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 속에서 이성을 잃고 결국 구인 글을 올리게 된다. 이내 이성을 되찾고 글을 삭제하지만, 이미 한 남성에게 답장이 온 상태다.

답장을 보낸 남자는 뇌종양이 재발한 암 환자다. 미망인이 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어머니는 아들의 뇌종양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에 남자는 자신이 죽으면 홀로 남을 어머니를 위해 아내를 구하려 한다.

여자는 남자가 나타난 이후에도 여전히 윤리적인 문제로 갈등한다. 모든 일상을 투병에만 쏟는다면 죽을 병도 아니고, 언젠가 장기 기증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자의 마음은 확고하다. 천운으로 생물학적으로 여자의 신체와 이식이 가능한 상태이며, 무엇보다도 그의 삶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절히 바라던 것을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죄책감과 양심으로 인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서 둘 사이에 갈등과 화해가 이어지며 사랑이 싹튼다.

인상 깊었던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첫 번째는 신장병으로 신장 이식을 받기 전까지 계속해서 절식과 투석을 해야 하는 여자의 일상이다.

신장병의 가장 큰 문제는 삶이 고통스럽지만 당장 죽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염분과 수분 섭취를 최소화하고 투석만 계속 받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살기 위해 먹는 제한적인 음식과 온몸에 남은 주사 바늘 자국은 20대 여자에게 너무나도 가혹하다.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 시종일관 보여지는 여자의 푸석한 얼굴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울 시기인 20대가 그녀에게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두 번째는 딸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의 모습이다.

딸이 신장 이식을 조건으로 낯선 남자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된 어머니는 불같이 화를 낸다. 반면, 아버지는 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남자에게 정말로 신장을 줄 수 있는지 묻는다. 줄 수 있다는 남자의 대답을 듣자, 그는 체면도 잊은 채 남자를 붙들고 고맙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아픈 딸의 눈치만 보며 별 말 없이 지켜보던 아버지가, 딸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 앞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장면은 아픈 딸을 둔 부모의 고통과 미안함을 깊이 느끼게 한다.

 

 

마지막은 운명을 극복하려는 여자와 운명에 순응하는 남자의 대비되는 태도다.

여자의 삶은 불운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장병으로 인해 가족과 일상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친다. 지독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투병 중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문득 울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 있지만, 한바탕 울고 나면 그만이다. 절대 죽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자의 삶 역시 불운했다. 조금 모자라게 태어난 것과 뇌종양은 차치하더라도, 병뚜껑에 붙어 있는 1+1 이벤트조차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삶을 조금 일찍 끝내더라도, 불운했던 어머니와 우연히 만난 여자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재발한 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음에도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여자는 자신이 사온 음료의 병뚜껑이 1+1에 당첨되면 수술을 받자고 설득한다. 남자가 생명을 이어간다면 그녀의 투병 생활도 길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는 이제 운명을 함께 극복하고자 한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두 남녀의 상황은 변한 것이 없다. 여자는 남자가 살았기 때문에 여전히 투병 생활을 이어가야 하며, 남자 또한 수술을 받아 목숨을 연명하긴 했지만 언제 다시 뇌종양이 재발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운명에 순응하려던 남자는 운명을 개척하려는 여자를 만났다. 만약 그가 운명에 순응해 그냥 삶을 포기했다면 누릴 수 없었던 행복을 함께 느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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